- KBM 조회수:3063
- 2025-06-21 21:26:58
6월 10일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김주영(35 한남체육관) 선수가 홈 링의 챔피언 나가타 다이시(35 미사코짐)을 12회판정으로 꺾고 OPBF와 WBO 아시아퍼시픽 슈퍼라이트급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115-113 우세가 2명(수랏 소이크라창, 박재신), 113-115가 열세가 1명(다나카 고지), 근소차의 2-1 판정으로 점수 차이는 적었으나 확실하게 승리한 경기였습니다. 초반 1, 2라운드 탐색전에서 포인트를 뺏긴 김주영은 3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모두 잡아내면서 8회까지 4점을 벌어놓고 후반 라운드를 안정적으로 가져갔습니다. 챔피언은 초반부터 거센 압박으로 기선을 제압하려 했지만 김주영은 백스텝 대신 전진 인파이팅으로 맞섰고, 상대의 펀치를 미스시킨 뒤 본인의 공간에서 확실한 유효타를 터뜨려 챔피언 코너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상대의 리듬을 깨놓고 경기를 주도해 가는 나가타 다이시의 작전은 도전자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주영 선수의 돋보이는 디펜스와 챔피언보다 한 수 위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김주영 선수의 승리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현재의 국내 프로복싱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프로복싱이 침체기였음에도 생활체육으로서의 복싱이 활성화되면서 복싱체육관 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했고, 이는 코로나 시기 이후부터 서서히 프로복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프로복서들이 체육관 운영 등으로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뒤 현역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렇게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35세의 김주영 선수가 직접 증명해 보였습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복싱체육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복서들이 다른 분야의 경제 활동을 할 필요 없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체육관 운영(관장), 코치, PT 등으로 생활이 안정되고, 관원, 제자, 동료, PT 수강 등으로 관련을 맺은 사람들이 복싱팬이 되어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현 한국챔피언과 국제기구 챔피언 중 절반이 훨씬 넘는 복서가 복싱체육관장, 코치, PT 같은 복싱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제2, 제3의 김주영이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김주영 선수의 타이틀 획득은 WBO 아시아퍼시픽 타이틀을 해외에서 획득한 최초의 사례이며, OPBF와 WBO 아시아퍼시픽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한 것 역시 최초입니다. 이로써 국내 복싱은 윤덕노 선수에 이어 동시에 두 명의 OPBF 챔피언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2002년 5월 이후 23년 만의 경사입니다. 2001년 12월 조용인 선수가 일본에서 가나이 아키히로를 1라운드에 실신시키고 두 번째 OPBF 슈퍼밴텀급이 된 후 2002년 4월 김재원 선수가 역시 일본에서 나카지마 히로시에게 판정승으로 OPBF 미니멈급 챔피언에 올랐고, 2002년 5월 조용인 선수가 타이틀을 빼앗길 때까지 약 한 달 동안 두 명의 OPBF 챔피언을 보유한 것이 가장 최근의 일이었습니다. 또한 2000년 이후 9번째(8명째)로 해외에서 OPBF 타이틀을 획득한 복서가 되었습니다.
- 2000년 이후 해외에서 OPBF 타이틀을 획득한 사례
2000.06.17. 조용인(슈퍼밴텀급) - 일본 / 야마토 신 8회TKO승
2000.08.22. 윤석현(웰터급) - 일본 / 가야마 도시하루 12회판정승
2000.10.02. 유승호(라이트급) - 일본 / 와타나베 유지 3회KO승
2001.03.11. 강필구(라이트플라이급) - 일본 / 다나카 고키 11회TKO승
2001.12.20. 조용인(슈퍼밴텀급) - 일본 / 가나이 아키히로 1회KO승
2002.04.23. 김재원(미니멈급) - 일본 / 나카지마 히로시 12회판정승
2004.10.18. 김정범(슈퍼라이트급) - 일본 / 사다케 마사카즈 2회KO승
2017.06.08. 노사명(페더급) - 일본 / 다케나카 료 10회KO승
2025.06.10. 김주영(슈퍼라이트급) - 일본 / 나가타 다이시 12회판정승
* 사진은 일본 최고의 복싱 사진작가 후쿠다 나오키(Naoki Fukuda)씨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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