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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철의 링딩동] 배틀로얄 결산 - 신인유망주 8인8색
복싱M 조회수:611 220.116.196.146
2018-06-05 09:32:14
프로복싱 한국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이 지난 5월 27일 4개월의 여정을 끝으로 총 8체급에서 우승자를 배출하고 막을 내렸다. MVP에는 슈퍼미들급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두고 우승한 카메룬 난민복서 길태산(31 돌주먹체육관)이 선정됐고, 우수선수상은 슈퍼플라이급 우승자 장민(18 장현신도체육관)에게 돌아갔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에 참여한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심판위원과 임원 들에 의해 선정된 두 선수는 나란히 결승에서 1라운드 KO승을 거둬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역시 결승에서 1회 KO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몽골의 바트 조릭(26 제주K짐)은 간발의 차로 수상에 실패했다. 배틀로얄에서 쉽지 않은 경쟁을 뚫고, 국내 프로복싱 유망주로 이름을 올린 각 체급의 우승자들을 소개한다. 
 
이미지중앙 왼쪽부터 길태산, 장민, 이동관, 바트 조릭. [사진=복싱M] 
 
MVP 길태산 - 슈퍼미들급  

길태산(본명 - 장 에뚜빌)은 8강에서 4전전승(2KO)을 기록 중인, 신인왕 출신의 유망주 신재혁을, 준결승에서는 전국체전 은메달리스트 출신의 백대현을 각각 판정으로 꺾었다. 이어 결승에서는 최근 연승을 이어온 이규현을 불과 88초 만에 스톱시켰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길태산의 경기력이 시합을 치를수록 눈에 띄게 상승한다는 점이다. 불법체류로 구금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난민 허가를 받아 풀려난 뒤 신재혁과 치른 첫 경기에서 다소 투박한 모습을 보였다면, 백대현 전에서는 한결 부드러웠고,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폭발력이 조금씩 분출되기 시작했다. 백대현과의 경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다운을 얻었고, 이번 대회 결승 1회에서 이규현을 두 차례나 캔버스에 뉘였다.  

길태산은 최준규 매니저의 자상하면서도 엄격한 관리 하에 생활이 안정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무서운 점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 레벨이 높은 상대에 대한 적응력, 긴 라운드 소화, 체력, 내구력 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지만 돌덩이 같은 하드웨어나 엄청난 펀치력은 기대를 갖게 한다.  

오는 7월 29일 원조 난민복서 이흑산이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 정마루에게 도전하는 날, 같은 장소에서 길태산은 중량급 강타자인 미들급 한국챔피언 이준용을 상대로 복싱M 슈퍼미들급 한국타이틀에 도전한다. 신인이 아닌 기성복서로서 길태산에 대한 평가는 이날 이후에 새롭게 내려질 듯하다. 

전적 : 4전 4승(2KO) / 돌주먹체육관 / 매니저 : 최준규 / 31세(1987년생) / 173Cm / 오소독스 

■ 우수선수 장민 - 슈퍼플라이급 

슈퍼플라이급은 과거 김철호, 전주도, 문성길, 장태일, 이형철, 조인주 등 세계챔피언을 가장 많이 배출한 체급 중의 하나다(한계체중은 52.16Kg). 177cm의 신장으로 슈퍼플라이급의 체중을 맞추기란 상식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인 장민은 이런 상식의 틀을 깨버린 복서다. 링 밖에서는 예의 바르고 천진한 고등학생의 모습이지만 링에서는 냉철한 파이터로 변신한다. 동 체급 최장신 선수가 시원하게 뻗어내는 스트레이트와 정교한 컴비네이션은 일품이다. 이를 본 복싱인은 장민을 경량급의 기대주로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장민은 실질적인 결승전으로 평가 받은 8강전에서 장인수와 무승부 끝에 우세 판정으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이후 ‘제2의 장정구’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이동영, 정재원을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결승에서 정재원을 1라운드 2분도 안 되어서 무너트린 정교한 연타는 복싱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아직 어린 나이로 인해 부족한 세기만 보완된다면 동양무대, 세계무대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오는 8월 12일 제주에서 한중일 국제대회에 출전이 예정되어 있다. 

전적 : 7전 5승(2KO) 2무 / 장현신도체육관 / 매니저 : 이영기 / 18세(2000년생) / 177Cm / 사우스포 

■ 아쉽게 놓친 MVP 이동관 - 슈퍼페더급  

배틀로얄 슈퍼페더급은 가장 치열한 격전장이었다. 당연히 결승에 올라온 두 선수의 전력은 팽팽했고 안정감 넘치는 이동관의 상대, 서로준은 5전전승(2KO)의 파죽지세를 보이는 무서운 신예였다. 승자는 MVP가 예상될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는데 서로준의 부상으로 결승전은 열리지 않았다.  

이동관은 싱겁게 부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쁨보다는 훨씬 큰 아쉬움을 표했고, 결승전 대신 논타이틀전에서 대체선수로 출전한 왕상돈을 4라운드에서 KO시키면서 복싱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준결승에서 허동규에게 깨끗한 레프트 보디블로우 일발로 KO승을 거뒀던 장면의 데자뷰처럼 왕상돈 역시 이동관의 보디블로우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과거 레프트 복부공격의 일인자였던 전 슈퍼미들급 세계챔피언 박종팔의 보디블로우가 묵직한 데 반해 이동관의 보디는 상당히 날카롭고 예리하다.  

안정된 기본기에 인파이팅과 아웃복싱 능력이 모두 탁월한 이동관은 장래가 상당히 기대되는 선수다. 최근 2연속 KO승을 거두면서 파괴력 부분에서도 의문부호를 지워냈고, 무엇보다 복싱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가 계속해서 발전으로 연결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해외 전지훈련을 보내는 등 김종훈 매니저의 지원도 화끈하다. 향후 슈퍼페더급보다 아래인 페더급이나 슈퍼밴텀급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전적 : 9전 6승(2KO) 1패 2무 / 동두천스타복싱클럽 / 매니저 : 김종훈 / 26세(1992년생) / 172Cm / 오소독스 

■ 몽골특급 바트 조릭 - 웰터급  

몽골에서 아마추어 복서 생활을 하다 은퇴했고, 복싱과 상관없이 제주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4개월째 유학 중이던 지난 12월, 배틀로얄 개최 소식은 바트 조릭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공부하면서 제주K짐에서 복싱 코치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에게 고석철 관장이 적극적으로 대회 참가를 권유했고, 그렇게 ‘몽골 특급’은 한국에서 프로로 데뷔하게 됐다. 바트 조릭은 2월 25일 8강전에서 천성진, 준결승에서 문상민을 압도적으로 기량으로 연파하고 주목을 받았다. 그가 보여준 엄청난 압박과 러시는 아무리 상대가 신인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도무지 후진이라고는 모르는 압박 복싱은 결승에서도 유효했다. 상대 권무순을 시작부터 난타해 1분 38초 만에 레퍼리스톱을 끌어낸 것이다. 현재 국내 웰터급은 뜨거운 상태다.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 정마루와 난민복서 이흑산이 7월 29일 타이틀매치에서 격돌하며, 새롭게 한국챔피언에 오른 김신용, IBF 아시아 챔피언 김주영, 전 PABA 챔피언 김주헌, KBF 챔피언 유경모까지 핫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향후 벌어질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바트 조릭의 압박 복싱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라크바 심에 이은 몽골 출신 두 번째 세계챔피언은 또 다시 한국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적 : 3전 3승(2KO) / 제주K짐 / 매니저 : 고석철 / 26세(1992년생) / 172Cm / 오소독스

 
이미지중앙 왼쪽부터 김진수, 양세열, 이성민, 윤석. [사진=복싱M] 

■ 기대되는 사우스포 김진수 - 슈퍼라이트급 

김진수는 2015년 5월 앤드류 실바를 1회에서 원 펀치로 실신시키고 화끈하게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군 제대 후인 2017년 5월 복귀전에서 정민호에게 첫 패를 당한 뒤 김진수의 선택은 배틀로얄이었다. 8강전 상대 이용희의 부상 때문에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진출, 2전전승의 김윤기를 판정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인 손호성은 고등학교 3학년생으로 나이가 어림에도 기본기와 임기응변이 능한 테크니션이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결과는 공격력과 투지에서 앞선 김진수의 1~2점 차 판정승.

김진수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지만 좀 더 다듬어진다면 슈퍼라이트급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재목이다. 넓은 어깨와 두꺼운 상체 등 체격 조건은 슈퍼라이트급에서 발군이다. 원우민이 WBA 아시아 챔피언에 오르며 반납한 한국타이틀을 놓고 동급 1위 전용환과의 승부가 기대된다. 

전적 : 4전 3승(1KO) 1패 / 안산제일체육관 / 매니저 : 소정석 / 22세(1998년생) / 178Cm / 사우스포 

■ 기량만개 양세열 - 슈퍼웰터급  

고등학교 졸업을 2주 남겨두고 2015년 1월 KBF 신인왕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양세열은 데뷔전에서 최정욱에게 판정패, 패배의 아픔을 맛보고 이후 2경기에서 강건우와 정이훈을 상대로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첫 데뷔 3전에서 1패 2무를 기록했다. 이후 강건우가 국내 톱 랭커로, 정이훈은 한국 웰터급 챔피언으로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그의 무승부는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2015년 10월 이우주를 4회에서 TKO로 꺾고 데뷔 첫 승을 거둔 양세열은 2년 넘게 공백기를 보낸 후 배틀로얄에 출전했다. 8강전 상대 김상욱의 부상으로 준결승에 올라 레프트가 날카로운 이수를 맞아 한 차례 다운을 빼앗고 완승,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선보였다. 결승전 상대는 배틀로얄 시작 전부터 중량급 MVP 후보로 평가 받은 강타자 김우승. 경기는 대단한 접전으로 펼쳐졌다. 5라운드까지 세 부심 모두 48-48 동점 상황에서 양세열은 마지막 6라운드를 따내 3심 공히 58-57, 1점 차로 승리했다. 김우승은 시종 양 훅을 앞세워 공격해왔으나 이를 잘 차단하면서 효과적으로 역습한 것이 주효했다. 양세열은 기량이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복싱 센스가 있고 부드러운 연타가 장점이다. 오는 8월 제주 한중일 국제전 출전이 예정되어 있고 여기서 승리할 경우 한국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다. 

전적 : 6전 3승(1KO) 1패 2무 / 장현신도체육관 / 매니저 : 이영기 / 22세(1996년생) / 174Cm / 오소독스 

■ 시합에 배고픈 이성민 - 헤비급  

슈퍼페더급 우승자 이동관이 서로준의 부상을 아쉬워한 것 이상으로 이성민도 결승 상대의 부상으로 인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복싱계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미군 치과기공사 아론 싱글턴이 3연승(1KO)으로 결승에 진출했으나 오른손에 부상을 당해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김우승, 황은빛, 손이록 등 많은 프로복서들이 활동하고 있는 복싱메카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는 이성민은 헤비급에서 눈여겨볼 만한 선수다. 데뷔 2전째 아마추어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의 오인성에게 판정패했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오인성은 지난 3월 이경학을 8회 TKO로 제압하고 복싱M 한국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이성민은 헤비급으로 체격은 큰 편이 아니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충분히 통할만한 파워를 지니고 있어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해볼 만하다. 국내 헤비급 중견 복서들인 김상호, 이후원, 김기남, 이경학, 이종구, 그리고 이번에 싸우지 못했던 아론 싱글턴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호주, 뉴질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동양 헤비급 무대로 진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전적 : 4전 3승(2KO) 1패 / 프라임복싱클럽 / 매니저 : 박철 / 28세(1990년생) / 182Cm / 오소독스 

■ 인간승리 윤석 - 슈퍼밴텀급 우승 

배틀로얄 결승 진출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윤석은 16년 전인 2002년 6월 데뷔전을 갖고 배순석에게 4회 판정패를 당했다. 당시는 현재 매니저인 소정석 관장이 막 신인왕 타이틀을 따내고 한국타이틀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즉 소 관장과는 김학명 매니저 휘하에서 함께 운동하던 선후배지간이었다.  

이후 복싱계를 떠났던 윤석은 2014년 4월 복귀해 2년 후 슈퍼플라이급 한국챔피언에 오르는 이민욱을 2회 TKO로 꺾고 데뷔 12년만에 첫 승을 신고한다. 윤석은 이번 결승에서 신예 조재현에게 6회 판정승을 따내고 우승했는데 이변은 준결승전에서 나왔다. 슈퍼밴텀급의 출전자가 가장 적은 상황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도진(5승 2무 무패)과 무승부를 기록하고 우세 판정을 받아낸 것이다. 용인에서 작은 까페를 운영하면서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외치며 투지를 불태우던 윤석은 진지하게 훈련에 임한 결과, 본인보다 16~17살이나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연거푸 선전을 펼치고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동료 선배였던 현 매니저 소정석 관장이 2009년 9월 만 34세의 나이에 한국챔피언에 등극하던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 윤석이 선배의 뒤를 이어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SPOTV 복싱 해설위원] 

전적 : 5전 2승(1KO) 1패 2무 / 안산제일체육관 / 매니저 : 소정석 / 35세(1983년생) / 171Cm / 오소독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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