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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5 12:59:24
- 등록2023.07.14 23:55:12

▲ 사진 - ImPress, 서울 섬유센터 이벤트홀
ImPress 장원재 주필, 섬유센터 이벤트홀 | 2023년 7월 14일 서울 강남구 섬유회관 이벤트홀에서 열린 KBM 한국 여성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 서려경(31:천안 손정오)이 임찬미(37:구룡)를 8회 TKO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서려경은 복서다. 의사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다. 2020년 11월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2021년 4경기를 치러 3승(2KO) 1무의 전과를 올리는 왕성한 전투력을 보였다. 근무지가 바뀌면서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없어’ 2022년은 한 번도 링에 오르지 않았다. 의사로서의 직업적 본분을 다한 시간이다. 복싱팬들에겐 아쉬웠던,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에겐 고마웠던 시간이리라. 서려경은 링에 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준비 없이 링에 오르는 건 복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2021년 12월 18일 화성에서 정재영에게 3회 TKO로 승리한 뒤 1년 3개월 만에 참전한 치후이쐉과의 생애 최초 국제전. 서려경은 3회 TKO로 복싱 경력에 흰 별을 추가했지만, 1라운드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감량고라고 했다. 이번 경기는 훈련량이 많아 평소 체중 그대로 계체량을 통과했다.
임찬미는 역전의 노장이다. 4승 1무 9패. 4승은 모두 KO승이다. 2014년 데뷔 후 2019년까지 매년 링에 올랐다. 섬유회관 이벤트홀 특설링은 낯익은 곳이다. 2016년 6월 26일 2전 2승의 유망주 일본의 에이코 조나이를 1회 KO로 보내버린 기억이 있다. 2019년 3연전 후 이번 경기가 재기전이자 복귀전. 임찬미는 2019년 3월 서초구민회관에서 몸블랑 미키를 2회 30초만에 KO로 잡았다. 하지만 6월 9일 일본 히로시마 원정에서 4전 전승의 에루카 히로토모에게 8회 2-0 판정패했고, 8월 25일 베트남 호치민 원정에서 1전 1승의 티투니 응우엔에게 6회 판정으로 물러선 뒤 한동안 글러브를 끼지 않았다.
1라운드는 탐색전. 급하지 않게 톡톡 던지는 서려경의 잽이 임찬미의 수비를 흔들었다. 상대의 스타일을 보고 던지는 펀치가 유효타로 이어졌다.
2라운드.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던지는 서려경의 펀치가 연타로 들어갔다. 서려경의 맹공에 종료 직전 임찬미가 반격하며 클린히트를 성공시켰다.
3라운드. 임찬미가 전진스텝을 밟으며 공세를 취했다. 빈도는 서려경, 강도는 임찬미.
4라운드. 서려경의 코너에서 ‘흔들고 들어가! 그런 거 위주로!’라는 주문이 나왔다. 임찬미의 공세를 사선 스텝으로 피하는 서려경의 수비가 빛났다. 상대의 공격에 몸을 90도 각도로 틀면 메이웨더의 숄더롤 방어와 비슷한 자세가 된다. 그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면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타겟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 터이다.
5라운드. 서려경의 복부 공격에 임찬미가 잠시 흔들렸다. 임찬미의 눈 아래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6라운드. 서려경의 사선스텝 밟기에 이은 연타가 터지며 승부의 추가 확실하게 기울었다.
7라운드. 서려경의 3연타가 터지는 등 일방 통행.
8라운드. 임찬미의 마지막 러싱이 있었으나 서려경이 연타로 반격하며 레프트 훅 정타를 안면에 꽂았다. 이 경기 첫 다운. 임찬미는 엉덩방아를 찧은 뒤 카운트 8에 일어났지만, 수건이 날아들며 승부가 끝났다. 8라운드 37초 서려경 TKO승.
경기 후 서려경은 임찬미의 코너를 찾아 인사를 했고, 임찬미는 웃으며 ‘축하해요’라고 승자를 축복했다. 선수층의 두텁지 않은 국내 여자 복싱에서 이 정도의 매치업이라면 동양 타이틀매치였어도 좋았을 터이다. 양 선수 모두 수준높은 복싱을 선보였다. 펀치는 밀리지 않고 끊어졌으며, 불필요한 몸싸움이나 클린치도 없었다. 서려경은 세계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재목이다. 대성을 빈다.
임찬미의 터프함은 여자 복싱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함이다.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임찬미의 전적은 지금보다 훨씬 깨끗했을 것이다. 임찬미를 링에서 더 보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2021년 7월 수유리 전투에서 서려경과 4라운드 무승부를 거두고 1승만을 추가한 뒤 지금은 볼 수 없는 손지안의 복귀도 바라 마지않는다. 경기 후 전적은 서려경 6승(4KO) 1무, 임찬미 4승(4KO)1무 10패.
ImPress 장원재 주필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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